결성 선언문
우리는 오늘 길병원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나갈 길병원 노동조합을 창립하였다.
전국 10대 병원 매출 4위의 대학병원으로 성장하기 까지 우리 노동자는 혼신을 다하여
노력하였다.
날로 성장하는 병원을 보면서 언젠가는 우리에게도 병원이 성장한 만큼 정당한 대가가
올 것
이라 기대하였고 어려움과 고통 속에서도 묵묵히 일해왔다.
그러나 병원이 우리에게 되돌려 준 것은 전국 최하위의 임금과 근로기준법 위반, 반
강제적인
휴일근로, 엄청난 인원감축으로 인한 노동의 피폐화 등 우리의 기대를 철저히 짓밟는
것이었다.
또한 우리는 의료인의 양심을 지켜내기 위해 성심 성의껏 환자를 돌보려고
노력하였다.
그러나 의료법 이하의 절대적인 인력부족으로 환자를 제대로 볼수 없는 상황까지
왔다.
병원건물은 점점 많아 졌지만 인원은 점점 감소하였다. 환자를 돌보는 것이 아니라,
환자를 관리하는 상태까지 온 것을 보면서 인력의 문제는 단순히 노동자의 문제가
아니라 환자의 문제임을 깨달았다. 특히 타 의료기관에 비해 엄청나게 비싼 의료비를
지출하면서도 그에 상응하는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상황을 보면서 의료인의
양심을 더 이상 저버릴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우리는 근로기준법 준수,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 보장, 환자를 위한 병원
양성이라는 요구를 내 걸고 노동조합을 건설한다.
우리가 오늘 결성한 노동조합은 노동자의 권리를 찾기 위한 것이자, 의료인의
양심을 지켜 내기 위한 조직이 될 것이다. 우리가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침묵하거나
안주한다면, 인천지역 최대의 병원, 인천시민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길병원의 참다운
개혁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오늘 우리 노동조합 창립 발기인은 민주노조 사수, 인간다운 삶 보장,
길병원의 개혁을 위해 당당히 투쟁해 나갈 것을 선언한다.
1999년 8월 23일
길병원 노동조합 창립대회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