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부평 부개 푸르지오 고가 분양 논란
34평 평당 분양가, 1250만원대...KT "학교와 공원, 도로 기부채납"
한만송(mansong2) 기자
KT가 인천시 부평구 부개동 옛 송신소 부지의 도시개발 사업에 대해 특혜 논란에 휩싸이더니, 이번에는 인근 분양아파트 시세보다 훨씬 높은 분양가로 아파트를 분양,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KT 소유의 부개동 송신소 터에 들어선 부개 푸르지오가 13일부터 청약접수에 들어간다. 부평 부개 푸르지오는 총 12개동에 1054세대가 입주하게 되며, KT가 시행사를 맡고, 대우건설이 시공사를 맡는다.
부개 푸르지오가 들어선 부개동 142-352번지의 2만8천여평은 원래 15층 이하의 건축물만을 지을 수 있는 2종 일반주거지역이었으나, 인천시는 KT의 사업계획이 접수된 그 해 이곳을 15층 이상의 건축물을 지을 수 있는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변경시켜 줘 특혜 시비에 휘말렸다.
또한 인근 삼산, 부개 택지 등으로 인해 교통 혼잡 서비스 수준이 F등급인 곳임에도 불구, 인천시는 인근의 초등학교 앞쪽 도로의 폭을 15m에서 20m로 확장하는 조건만을 부가해 사업을 승인해 주었다.
이외에도 부개 도시개발 사업 부지는 한국전기통신공사 송신소로 1988년 경기도 화성으로 시설이 이전됨에 따라 나대지로 방치된 상태에서 2002년 한통이 민영화 되는 과정에서 KT로 넘어갔고, 2004년부터 갑작스럽게 개발이 추진돼 일사천리로 개발 승인이 나 특혜 시비가 제기됐다. 부지 전체 면적의 89%가 KT소유이고, 국공유지는 5%에 불과하다.
더구나 부개 푸르지오를 이번엔 초고가로 분양해 도덕성을 의심받고 있다.
KT는 최초 평당 분양가를 1100만원~1500만원으로 관할 구청인 부평구에 제출했고, 부평구는 여섯 차례에 걸쳐 분양가 인하를 권고했다. 결국 KT는 결국 평당 1085만원~1442만6천원으로 조정했다. 분양가는 25평, 34평, 48평, 58평에서 각각 1천99만원, 1천253만원, 1천396만원, 1천399만원이다.
KT는 '부개 도시개발사업 감리자 지정공고'를 통해 전체 사업부지 5만6149㎡에 대한 대지비를 1670억여원(평당982만여원)으로 밝혔으나, 지난해 말 공시지가(평당 150~200만원)의 몇 배에 달해 KT가 수익성만을 보고 고분양가로 분양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상임대표 신현수ㆍ인천연대)는 12일 성명을 통해 "지난 5월에 분양된 부천 송내 자이의 평당 분양가는 부평구보다 땅값이 훨씬 높은데도 불구하고 998만~1380만원이었다. 부평구에서 이렇게 고가로 분양된 전례는 없었다"며 "이 부지는 일제 강점기부터 공공 목적으로 사용되던 곳으로 2002년 한통이 민영화 되는 과정에서 KT가 넘겨받은 곳으로 대지 비용이 절대적으로 낮음에도 불구 높은 분양가로 분양됐다"고 주장했다.
인천연대 장금석 사무처장은 "인천은 지금 부동산 투기로 아주 호된 홍역을 앓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분양을 시작하는 (주)KT의 부개 푸르지오 초고가 분양은 한마디로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는 것' "이라며, "안상수 인천 시장의 부동산 투기조장과 서울숲 '힐스테이트'에 이은 특혜의혹의 주역인 KT가 만들어낸 합작품인 부개 푸르지오의 성공여부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KT와 대우 건설 관계자들은 "평당 935만원의 토지 감정평가액을 기준으로 분양가를 책정한 것"이라며, "인근 학교와 어린이공원 등에 약 5천평을 기부 채납했으며, 부지 주변 땅도 매입해 교통량 분산을 위해 도로를 낼 예정"이라며 설명했다.
부평구 관계자는 6차례의 협상 끝에 분양가를 결정했다며, 현실적으로 분양가에 대해서 권고하는 수준이기 때문에 분양가를 더 이상 낮추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분양가 조정으로 총 분양가의 600억원이 감소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인근 상가와 건물주들은 푸르지오 고분양가로 인해 주변 시세가 높아져 반기는 분위기다.
2007-06-12 18:42
ⓒ 2007 Ohmy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