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인천의료원 설립을 위한 36일간의 시위를 마치며...
인천공공의료포럼(이하 ‘공공의료포럼’)은 지난 6월 24일 ‘시간끌기용 연구용역 필요없다, 박남춘시장은 제2인천의료원 설립을 결단하라’는 기자회견 시작으로 1인 시위에 들어갔다. 1인 시위 기간 동안 공공의료포럼은 제2인천의료원의 조속한 설립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였으며, 7월 30일에 인천시 행정부시장 면담을 끝으로 36일간의 시위를 마무리했다.
1. 지난 36일의 간의 경과는 다음과 같다.
○ 6월 30일, 인천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 면담
김성준위원장, 조선희부위원장, 이병래의원등을 면담하였다. 의회가 제안한 제2인천의료원 추진위원회를 실효성 있게 빠르게 구성할 것과 인천시가 실시하겠다고 밝힌 타당성 연구조사 용역은 2단계 절차이며, 1단계인 기본계획 수립을 바탕으로 절차에 맞게 진행되어야 함을 요청하였다. 그간 인천시의회의 공공의료강화를 위한 노력에 대해 감사를 표하며, 이후 과정에서도 시민사회와 지속적인 협력을 약속했다.
○ 7월 12일, 대한적십자사 회장 면담
대한적십자사 회장에게 인천적십자병원 응급실 재개 및 지역거점병원으로서의 기능 정상화에 대한 계획과 인천적십자병원과 경인의료재활센터병원의 통합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 7월 23일, 인천시 신임 건강체육국장 면담
제2의료원 건립에 대한 인천시의 명확한 계획과 건립 추진위원회의 시민사회 참여,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와의 긴밀한 협의를 요구하였다.
○ 7월 28일, 보건복지부 공공의료과장 면담
공공의료포럼은 제2의료원 설립절차와 인천적십자병원의 통합과 제2의료원화 가능성, 기재부의 예비타당성 조사(이하 ‘예타 조사’) 면제 가능성에 대해 질의하였다.
○ 7월 30일, 인천시 행정부시장 면담
감염병 전문병원의 인천 유치를 위한 지속적인 준비를 요청하였고, 제2의료원 설립을 위한 빠른 연구용역에 대한 계획과 인천적십자병원과 경인의료재활센터병원의 통합 및 활용방안에 대해 논의하였다.
2. 제2인천의료원 설립을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의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위와 같은 일련의 면담 과정을 통해 제2인천의료원 설립의 예타 조사 면제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판단된다.
2020년 당시 보건복지부는 예타조사 면제를 추진하기 위해 각 지자체에 지방의료원 설립 계획을 확인하였다. 이에 인천시는 제2의료원 설립 의사가 없다고 답하였고, 이로 인해 예타 면제라는 절호의 기회는 다른 3개 지역의 의료원만이 받게 되었다. 결국 코로나 시기에 발 빠르게 대응한 서부산의료원, 대전의료원, 서부경남지역의료원만이 예타면제를 통해 내년부터 설계에 들어갈 수 있게 된 것이다. 보건복지부에 의하면 기획재정부는 더 이상의 예타 면제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다만 예타의 제도개선을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시는 안타깝게도 예타 면제의 호기를 놓쳤지만, 지금이라도 새로운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여 기본계획 수립과 타당성 조사를 진행해야 할 것이다.
3. 대한적십자사는 인천적십자병원 정상화에 대한 구체적 계획이 부재하다.
지난 2018년 11월에 적자를 이유로 인천적십자병원은 응급실을 폐쇄하였고 4개의 진료과를 축소했다. 지금까지도 그 피해는 지역주민에게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다.
공공의료포럼은 2019년 5월에 ‘인천 지역책임의료기관 공공성 강화를 위한 토론회 – 인천적십자병원을 중심으로’를 개최하여 인천적십자병원의 정상화 대책을 요구하였다. 이후 대한적십자사 병원정책 담당자와의 면담을 추진하여 ‘장례식장 외주화로 생긴 수익을 투입하여 2020년에 응급실을 재개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러나 이 약속은 이행되지 않았다. 신임 대한적십자사 회장은 올해 응급실을 재개하겠다고 대외적으로 수차례 밝혔으나, 대한적십자사의 2021년 예산을 확인한 결과 관련 예산 50여억 원이 당초부터 편성조차 되지 않았다.
대한적십자사 회장과 지난 7월 12일에 진행한 면담에서도 ‘인천적십자병원의 응급실 재개, 의료진 확보, 노숙자를 위한 진료센터 건립 등을 시작으로 이후 지역거점병원으로서 역할을 하기 위한 병상을 확대할 것이며, 이 과정에서 정부와 사회의 지원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현재 구체적인 로드맵은 없으며 10년 이상 걸리는 계획일 수 있다, 응급실 재개는 2022년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답하였다.
응급실 폐쇄 이후 3년 가까운 시간 동안 대한적십자사는 스스로 한 약속과 공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저버렸다. 지금이라도 대한적십자사는 인천적십자병원 정상화에 대한 명확한 의지와 계획을 밝혀야 한다.
4. 제2인천의료원 건립추진위원회에 바란다.
인천시는 ‘제2인천의료원 건립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를 8월에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인천시에 따르면 추진위원회는 10명 내외로 구성되며 전문가, 시의원, 시민단체, 관계 공무원 등이 함께 참여하는 민관위원회로 운영할 것이라고 한다. 추진위는 코로나19 확산 상황 등을 반영한 지역 공공의료 자원 현황부터 지역의료 여건 변화, 공공의료 수요, 입지·규모 등을 전반적으로 논의하게 된다. 즉, 추진위가 중심이 돼서 1단계 설립과제인 ‘기본계획 수립’을 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는 추진위가 속도감 있게 진행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추진위에 정식으로 참여해 제2의료원 건립을 위해 함께 협력해 나갈 것이다.
끝으로 제2인천의료원 설립 문제는 박남춘시장의 시정에서 장기과제로 분류돼 공약 폐기 수순이었다. 이에 인천시의회와 시민사회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다시 설립을 위한 절차에 들어가게 됐다. 우리는 박남춘시장이 시정 질의 등에서 제2인천의료원 설립 의지를 표명한 것을 환영하며, 지금이라도 책임성 있는 모습으로 최선을 다해주길 기대한다.
2021.08.01.
인천공공의료포럼
건강과나눔,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인천지부, 인천적십자기관노동조합, 인천평화복지연대,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인천부천지역본부, 인천광역시의료원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