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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해선 안되는 '특별한 여행'

복지보건연대
2008.11.11 12:55 조회 수 1033

"그동안 듣기만 했던 것을 직접 손으로 확인해보고 느낄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시각장애인을 위한 강화도 역사기행'에 참가했던 한 소년의 말이다. 이 여행은 인하대 평생교육원의 주관으로 인천의 시각장애인 학교인 혜광학교 중고생들과 인하대 평생교육원 사회복지학과, 인천지역 대학생 자원 봉사자 등 총 80여명 이상이 참여했다.

이 여행은 아주 '특별한' 여행으로 평가받았다.

그것은 신체적·정신적 특징으로 인해 교육과 문화(역사)의 측면에서 상대적인 배제를 경험하고 있는 장애인, 특히 그 중에서도 장애의 특성상 역사기행의 대상이 될 것 같지 않은 시각장애인과 함께 했기 때문이다. 또한, 이 여행은 대학과 시각장애인 특수학교, 지역사회복지기관(세종장애아동후원회 인천지부) 등 지역사회 네트워크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특별한 여행에 함께 한 필자가 기뻐하는 참가자들을 보면서 슬픈 마음이 들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특별해서는 안되는 것이 특별하게 여겨지는 우리나라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과 사회복지 현실 때문이었다.

우리나라 장애인은 비장애인과는 매우 다른, 특별한 사람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일단 장애인이 대상이 된다는 사실만으로도 특별한 프로그램이 되곤 한다. 그런데, 사실 장애인은 특별한 사람 또는 '비정상적인 사람'으로 취급받아서는 안된다. 그들은 나, 내 가족, 또는 우리의 이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세계보건기구가 전체인구 중 10%를 장애인으로 추정하고 있고, 장애인 중 90% 이상이 후천적 장애인이라는 사실에서 쉽게 이해될 수 있다. 특히 근대사회가 '위험사회'로 진단받을 정도로 우리는 오염된 음식과 환경, 스트레스, 교통사고 등 온갖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따라서 장애인과 그들의 문제는 먼 나라에 있는 것이 아닌 바로 나와 내 가족의 문제일 수 있다. 이제 장애인이라는 그리고 이들이 대상이라는 이유만으로 특별하다는 시선을 거두어야 한다.

한편, 우리의 사회복지 현실에서 장애를 가진 사람이 비장애인과 동일한 삶의 질을 누리고 사는 것은 너무 어렵다. 이번 여행의 경우도 대학의 재정적 지원과 포괄적인 지역 네트워크의 긴밀한 협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것은 필자가 목격했던 서유럽의 시각장애인들의 상황과 대조적이다. 그들에게 이런 여행은 일상적이고 자연스런 것이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그 나라들의 사회시설과 경제적 지원체계 때문이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정상화'(normalization)라는 사회적 합의 때문이다. 즉, 개인의 불편한 부분을 사회가 채워주어 건강, 교육, 노동 그리고 여가에 있어 시민이면 누구라도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상에서 보듯이 정상화라는 사회적 합의가 존재하는 가운데 장애인을 특별하게 보지 않는 사회적 시선이 존재하고, 장애인의 불편을 잘 구비된 사회시설과 네트워크로 보완해주는 사회였다면, 이 강화도 역사기행은 모든 인간의 기본적 욕구에 자연스럽게 반응한 일상적 여행이었을 것이다. 특별할 것이 하나도 없는….

이제 장애인이 우리의 시선과 사회에서 격리된 존재가 아니라 통합되어 교육과 일, 그리고 문화생활 등에서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정상적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현재 우리사회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과 태도나 사회복지 인프라가 암담한 것이 사실이지만, 이날 행사에 참여했던 자원봉사자의 말에서 그래도 희망을 발견한다.

"장애인이 특별한 사람이라 생각하여 긴장했는데 함께 다니다 보니 금방 자연스러워졌어요. 마치 친척 동생을 데리고 가는 느낌마저 들었어요. 이번 여행에서 가장 크게 깨달은 것은 이들과 내가 다를 것이 없다는 거예요". '특별한' 여행에서 더 이상 특별하지 않을 수 있는 단초를 발견하는 순간이다.
 
/유해숙 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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