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견된 월미은하레일의 좌초, 결국 시민혈세만 날렸다
- 책임 소재에 따른 엄중한 문책 뒤따라야 -
1.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월미은하레일 사업이 결국 포기되었다. 인천시 교통공사 박규홍 사장은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열어 “안전과 기술적인 문제로 월미은하레일 사업을 중단하고 백지화하기로 내부 방침을 전했다”고 밝혔다. 결국 예상했던 일이 벌어진 것이다. 2008년 7월 시작된 월미은하레일 사업은 애초 2009년 7월 개통이 목표였다.
2. 인천교통공사의 이번 발표는 예상됐던 결과이지만 그 충격이 만만치 않다. 투명성을 외면한 권위주의와 개발을 앞세운 성장주의 시정 8년이 우리에게 남긴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853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혈세가 투입된 사업이 물거품이 되었지만 아무도 책임지겠다는 사람은 없다. 더구나 앞으로도 철거비용으로 256억원이 추가로 들어갈 전망이다.
3. 그렇다면 이처럼 어처구니없는 일이 왜 벌어진 것일까? 애초 이 사업은 현재와 같은 모노레일 방식이 아닌 노면전차 방식으로 구상되었다. 인천시가 의뢰한 ‘관광전차 도입 타당성 검토 용역’의 결과도 노면전차 방식이 최적이라는 결과를 내놓았다. 그럼에도 안상수 시장은 모노레일 방식을 선택하였고 이에 따라 사업비는 애초 금액에서 두 배로 껑충 증가하였다. 여기에 한술 더 떠 시공업체는 모노레일 시공 경험이 전무한 한신공영이 선정되었다. 이처럼 월미은하레일 사업은 그 첫 단추부터 잘못 채워진 것이다. 전혀 시공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한신공영은 모노레일이 다니는 고가다리와 상판 연결을 애초 계획인 볼트 연결방식이 아닌 용접으로 연결해 안전성 논란을 촉발시켰다. 또한 생산경험이 전혀 없는 업체들에게 견인모터와 무인자동운전시스템, 브레이크 시스템 등의 주요 장치에 대한 하청을 줘 불안함을 더욱 가중시켰고 국내는 물론 외국에서도 상용화되지 않은 'Y자형 가이드레일'을 도입해 물의를 빚기도 하였다. 결국 지난 해 4월과 8월 개통을 앞둔 시점에 월미은하레일은 연이은 사고를 내고 개통이 무기한 연기되었다.
4. 최소 공기가 24개월 이상이 필요한 사업을 도시축전에 맞춰 13개월의 기간 안에 완공하려 했던 것은 애초 시민의 안전과 생명이 안중에 없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부실투성이 사업에 대한 안전진단과 감리를 맡은 교통안전공간과 감리단은 준공 검사를 통과시켰다. 이렇게 연이은 의혹과 거짓으로 시민들의 안전과 생명은 이렇게 방치되어 버렸다. 인천시가 내년도 초등학생 무상급식을 위해 편성한 예산이 172억원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무상급식을 위한 예산확보의 문제가 사회적 논란을 낳고 있는 마당에 1000억원의 예산이 물거품 되도 아무도 책임을 지는 사람이 없다면 이는 그야말로 넌센스다. 이제 진상을 밝히고 책임을 물어야 할 때이다. 자치단체장의 재선을 위한 인기영합주의 행정과 비리 냄새가 풀풀 나는 의혹투성이 사업은 이처럼 혈세를 잡아먹으며 시민의 생명을 언제든 위협할 수 있다. 인천연대는 이번 문제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책임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강력 촉구한다. 우리는 월미은하레일의 문제가 잘못된 행정의 재발을 막는 좋은 본보기가 되기를 강력히 희망한다.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
(상임대표 이원준, 공동대표 강주수, 김영점, 윤경미)
* 이 자료는 인천연대 홈페이지(www.ispp.or.kr)에서 원문으로 다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