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 송도캠퍼스, 공사비 증액보다 인천시민에게 사과부터 하는 것이 순리
- 가해자에게 피해자 문제 또 다시 맡기는 꼴 -
1. 반 년 넘게 표류해온 인천대 송도캠퍼스 건립사업이 재개될 전망이다. 논란이 지속되던 공사비 추가 분담액에 대해 인천시가 기존의 800억 증액분 외에 별도로 300억 증액을 SK컨소시엄 측에 약속함으로써 합의에 이르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인천시는 그동안 공사비 증액분에 대해 “단 한 푼도 지불할 수 없다”던 종전의 입장에서 무려 1,100억원을 추가로 지급하게 된 것으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2. 인천대 송도캠퍼스 공사가 재개는 그 결과만 놓고 본다면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우리가 납득하기 어려운 것은 공사 주체가 또 다시 SK컨소시엄이라는 것이다. 물론 공사비 증액의 1차적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는 분명하게 시비를 가려야 할 문제이다. 그러나 인천시와 도개공, SK컨소시엄은 모두 올 3월 인천대 송도캠퍼스 개교를 불가능하게 만든 장본인들이다. 그런데 아무런 해명이나 사과 한 마디 없이 공사 지연의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SK컨소시엄 측에 공사를 또 다시 맡긴다는 것은 대단히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공사기간을 줄이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 해도 이해하기 힘든 것은 마찬가지이다. 공사비 증액보다 인천시민들에게 사과부터 하는 것이 순리이기 때문이다.
3. 우리는 인천대학교 당국의 태도도 이해할 수 없다. 인천대학교 송도캠퍼스 건립 문제는 인천대학교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관심 사안이다. 특히 송도캠퍼스 문제는 대학법인화와 연동해 대학의 중장기 발전계획과 맞물려 있는 인천대학교의 최대 사안이라 할 수 있다. 빠른 캠퍼스 건립과 송도시대 개막을 누구보다 애타게 기다리는 것도 인천대 구성원들일 것이다. 그런데 지금 공사비 증액과 관련해 인천대학교 당국이 아무런 입장 표명을 하고 있지 않는 것은 우리로선 납득하기 힘들다. 인천대 구성원들이 눈앞에 보이는 당장의 성과에만 집착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4. 인천대는 송도캠퍼스 건립을 추진하며 인천대가 소유한 각종 부동산 등 수익용 재산과 함께 대학발전기금 308억원을 인천시에 넘겼다. 그 이후 연세대 특혜의혹이 불거지며 지역대학과의 차별성 논란이 확산되자 안상수 인천시장은 인천대가 출자한 인천대 잡종재산과 대학발전기금과 관련해 "현 상태에서 환원은 어렵다"며 "사업계획서에 따라 개발이익금이 발생하면 인천대 등에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도화구역의 복합개발 사업자가 제안한 사업계획서의 개발이익금의 규모는 1,205억원이며 이 중 인천대에 500억원을 환원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5. 그러나 SK컨소시엄은 분양가 상한제 등 여러 가지 상황 변화로 인해 도화지구 사업의 수익성이 대단히 떨어졌다는 것을 강조하며 송도캠퍼스 조성사업 비용의 증액분을 갖고 그동안 인천시와 줄다리기를 하였다. 그리고 결국 애초 2,407억원이었던 인천대 송도캠퍼스 건립비용을 3,500억원까지 끌어올렸다. 또한 도화지구 개발사업과 인천대 송도캠퍼스 건립사업을 별개의 사업으로 변경시켜 버렸다. 결국 도화지구 개발로 발생하는 이익금으로 인천대 송도캠퍼스를 조성하고 남는 이익금을 대학에 환원한다는 애초의 계획은 “물건너 간 이야기”가 되어 버린 것이다. 결국 송도로 이전한 인천대학교에게 약속된 것이라고는 ‘휑한 송도매립지에 덩그러니 지어진 캠퍼스 뿐’이다. 인천시와 SK컨소시엄의 줄다리기 속에 그야말로 인천대만 ‘팽’ 당한 꼴이 되어 버린 것이다.
6. 인천연대는 사태가 이 지경까지 왔음에도 인천시민에게 단 한마디의 사과조차 않는 안상수 시장에게 엄중히 경고한다. 안상수 시장 2기 들어 졸속 행정과 성과주의로 인한 폐해는 이미 그 절정에 달해 있다. 실정도 이 정도면 시민을 향한 가학이자 테러이다. 안상수 시장은 인천시민에게 무릎 꿇고 사과해야 한다. 그리고 이번 사태의 원인과 책임을 규명하고 그 책임자를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 이와 함께 우리는 기업의 이윤에만 몰두해 인천시민들에게 상처와 고통을 안겨준 SK컨소시엄 측에도 그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SK측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감을 갖고 인천시민에게 정중히 사과해야 한다. 또 다시 성과주의에 빠져 아무런 반성 없이 속도전에 돌입한다면 안상수 시장과 SK측이 직면하게 될 상황은 인천시민의 저항과 심판일 뿐임을 우리는 엄중히 경고하는 바이다.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
(상임대표 이원준, 공동대표 강주수, 김영점, 홍현웅)
* 이 자료는 인천연대 홈페이지(www.ispp.or.kr)에서 원문으로 다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