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문화원은 존속돼야 한다.
외교적 마찰 우려. 문화적 다양성 인정해야
1.인천시가 중동문화원을 만든 지 1년 만에 갑작스레 폐쇄하기로 한 결정은 재고되어야 한다. 더구나 그 이유가 종교적 이유라면 더더욱 그러하다. 우리나라는 종교적 다양성이 인정되는 나라이다. 이로 인해 종교 간 평화가 유지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2.중동문화원은 인천시가 2014년 아시아경기대회 유치에 뛰어들면서 중동 지역 나라들의 지지를 구하는 방편으로 안상수 시장이 스스로 제안해 2007년 10월에 만들어졌다. 이유야 어찌되었던 국내 최초로 인천에 중동문화원이 만들어진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고, 의미 있는 일이었다.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고, 과거 아랍권 국가들과의 관계와 미래 아랍권 국가들과의 교류 측면을 고려할 때 매우 상징적인 일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3.그러나 인천시가 개원 1년 만에 석연치 않은 이유로 폐쇄를 결정한 것은 외교 마찰 등 많은 부작용을 낳을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이미 아랍권 국가들의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아랍권 나라의 대사들이 외교통상부와 인천시에 공식 항의를 하며 재고를 요청하고 있다고 한다. 중동문화원 설립 경위와 운영 성과를 보면 아랍권 국가들의 요청은 당연해 보인다. 2014아시아경기대회 유치를 위해 아랍 국가들의 지지가 아쉬울 때는 중동문화원 설립을 제안하고 만들었다가, 유치가 확정되자 폐쇄를 결정하는 것은 신의를 저버리는 배신행위이기 때문이다. 심각한 외교적 마찰도 우려된다.
4.안상수 시장은 중동문화원을 국제화 도시를 지향하는 인천의 상징으로 내세우며 ‘2012년까지 청라지구에 건물을 새로 지어 옮기겠다’는 약속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던 안시장이 갑자기 폐쇄를 결정한 것은 누가 봐도 이해할 수 없는 처사이다. 아랍 국가들을 기만한 것이나 다름없다. 아무리 겉과 속이 다르고, 시작과 끝이 다를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이번 결정은 외교적 무례에 가깝다. 인천시민의 수장이 아랍 국가들을 상대로 거짓말을 하고 기만한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와 인천의 신뢰도를 땅바닥에 떨어뜨리는 일인 것이다.
5. 다른 문화나 종교에 대한 이해 없이 세계화된 국제 사회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더구나 우리는 중동지역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1970년대 중동특수는 우리나라를 산업사회로 견인하는 커다란 성장동력이 되었다. 현재도 우리는 석유수입의 대부분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을 고려할 때 중동문화원은 유지돼야 하고, 더 확장될 필요가 있다. 인천연대는 중동문화원 폐쇄를 강력히 반대하고, 중동문화원 유지를 강력 희망한다. 우리는 특정 종교에 대한 치우침이나 편향적 차별이 우리 사회에 얼마큼의 혼란과 갈등을 초래하는지 최근의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그럼에도 안상수 시장이 중동문화원의 폐쇄를 강행하려 한다면 대다수 국민과 인천시민은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합리적이고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
(상임대표 이원준, 공동대표 강주수, 김영점, 홍현웅)
* 이 자료는 인천연대 홈페이지(www.ispp.or.kr)에서 원문으로 다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