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시민모임 성명서>
악덕업주의 먹이사슬을 끊어라
씨랜드 참사로 가슴 아팠던게 불과 넉달 전의 일인데 화재참사로 또다시 청소
년들을 잃어야 한다니 참으로 통탄할 일이다. 청소년 지도를 책임지는 교육당국
과 유흥업소를 단속하고 재해예방 안전을 책임지는 감독기관의 눈가림 행정과
돈벌이에 급급한 악덕업주의 안전불감증이 맞물려 빚어진 인재였다는 사실에
더 이상 참을 수가 없다.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애도기간을 정해 어린 넋들을 위로한들 무슨 소용
이 있겠는가? 검은 리본을 달고 합동분향소를 찾아 애도의 뜻을 표한들 희생자
어버이들의 애통함을 얼마나 위로할 수 있겠는가? 모 구청장이 삭발한 것이 무
슨 소용이 있겠는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으로 눈가리고 아웅식의 말장난은 이제 제발 거두어
야 한다. 너 나 할 것 없이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며 지금은 침묵해야할 때라는
말 장난은 이제 그만 두어야 한다. 지금은 악덕업주의 먹이사슬을 깨끗이 청산
함으로써 어린 넋들을 진정으로 위로해야 한다. 불법행위 방치한 책임자 엄벌
로 어린 넋들을 확실히 위로하고 어버이들의 울부짖음에 대답해야 한다. 사건
이 생길 때 마다 관련 공무원 몇 명 처벌하는 식의 땜질식 처방이 아닌 관련 공
무원·비리 유착공무원의 지휘 감독 책임자가 자진해서 책임을 지는 자세가 요
구된다. 그리고 청소년을 미래의 주인공이 아니라 동원의 대상, 규제의 대상,
선도의 대상으로만 여기는 바르지 못한 시각은 교정되어야 마땅하다. 책임소재
를 놓고 관련기관들이 [네 탓 공방]을 벌이는 것에 종지부를 찍고 악덕업주의
먹이사슬을 이번에는 결단코 청산해야한다는 시민들의 이름으로 관계당국에 다
음과 같이 요구한다.
첫째, 경찰은 사건의 실체 규명에 나설 자격이 없다.
검찰이 직접 수사에 나서라.
둘째, 관련 공무원들을 엄벌에 처하고 중구청장·중부경찰서장은 즉각 자진
사퇴하라.
셋째, 교육당국은 화재참사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학교 내의 학생 자치·
청소년문화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고 각 학교에서 즉각 시행될 수 있도록
조치하라.
넷째, 행정당국은 청소년 문화 공간 확충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여 그 청사
진을 시민 앞에 공개하라.
1999. 11. 5
남 동 시 민 모 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