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결국 예상했던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인천도시개발공사는 2006년 9월 공모를 통해 도화구역 민간사업자로 선정한 SK건설컨소시엄과의 사업협약을 지난 4일 해지 통보하고 ‘도화구역 복합단지 개발사업’을 자체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7월 컴소시엄 측이 3개월 안에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성사시키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 계약해지의 주된 이유이다.
2. 인천 도화구역 도시재생사업은 2014년까지 인천대를 남구 도화동에서 송도국제도시로 이전하고 인근의 인천전문대 캠퍼스를 재배치한 뒤 이 일대 88만2000㎡에 6300가구의 공동주택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애초에는 2000억원 이상의 개발이익이 날 것으로 기대되었지만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고 경기침체까지 겹치며 자금 조달이 난항을 겪어왔다.
3. 그러나 문제의 심각성은 이번 사태가 도화구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데 있다. 현재 도개공은 송도국제도시ㆍ검단신도시ㆍ가정오거리 루원시티 등 도화구역 외에도 모두 12곳의 SPC에 참여하고 있다. 도화구역은 이들 사업 중 처음 출범한 SPC라는 점에서 나머지 사업의 향방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또한 도개공이 참여하고 있는 대부분의 SPC사업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사태는 다른 사업에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4. 이러한 가운데 인천도개공의 부채는 이미 4조를 넘어섰다. 지난 2003년 278억원에서 6년 만에 무려 151배가 늘어난 규모다. 정부에서도 도개공을 '사업성 악화에 따른 경영 부실 우려 기관'으로 분류하였다. 그러나 이번 계약해지로 인해 도개공은 도화지구 보상비와 단지조성비로 4천억원을 추가로 마련해야 한다. 물론 또 공사채 발행을 통해 조성해야 한다. 모두 9천억원 규모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나머지는 아파트 분양을 통해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만일 대규모 미분양 사태라도 발생한다면 사태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5. 상황이 이러한데도 인천시의 발표에는 인천시민과 사업지연으로 인해 피해받은 해당지역 주민들을 향한 사과가 빠져있다. 인천도개공이 사업을 위해 (주)코로나개발과 (주)메트로코로나에 출자한 금액은 모두 86억원이다. 전체 자본금 430억원 중 19.9%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그러나 사업실패로 인해 인천시는 출자액의 상당부분을 손실 보게 되었다. 또 도화지역 주민들은 수 년 째 보상도 받지 못한 채 인천대가 떠난 우범화 된 환경에 노출되어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도 아무런 사과 표명도 없이 또 도개공이 뒷치닥거리하는 식의 행정이 반복되고 있다. 역세권 도시재생사업에서의 전수조사에서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책임감도 느껴지지 않는다. 예견했던 결과이긴 하지만 참으로 무책임할 뿐 아니라 그 낯 두꺼움이 놀라울 따름이다. 더욱 무서운 것은 이번 사태와 같은 일들이 반복될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우리는 인천시에게 요청한다. 최소한 책임을 지는 행정의 모습이라면 사과부터 하는 것이 순리이자 가장 최선의 도리가 아니겠는가! 인천시는 가장 상식적인 대응이 가장 합리적인 해법일 수 있다는 단순한 진리를 명심하길 바란다.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
(상임대표 이원준, 공동대표 강주수, 김영점, 홍현웅)
* 이 자료는 인천연대 홈페이지(www.ispp.or.kr)에서 원문으로 다시 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