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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문화 발전의 실천 방략

알만
1999.10.20 19:35 조회 수 1153
새로운 세기,
인천 문화 발전의 실천 방략
- 문화재단과 시민축제를 중심으로

이 현 식 (인천발전연구원 부연구위원)

목 차

Ⅰ. 문화재단과 시민축제가
인천 지역 문화 현실에서 갖는 의미
Ⅱ. 문화재단의 역할과 위상
1. 인천 문화 예술 행사의 총 본산
2. 문화 예술 창작 지원의 메카
3. 지역 연구와 문화 정책의 메카
Ⅲ. 시민 축제의 추진 방향과 방법
Ⅳ. 앞으로의 과제와 해결 방향
새로운 세기, 인천 문화 발전의 실천 방략
- 문화재단과 시민축제를 중심으로

이 현 식(인천발전연구원 부연구위원)

Ⅰ. 문화재단과 시민축제가
인천 지역 문화 현실에서 갖는 의미

이미 다른 곳에서 여러 차례 강조한 바가 있지만 인천의
문화 현실을 감안할 때, 지역 문화를 진흥시키기 위해 특
히 인천에서는 몇가지 원칙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 첫번째
가 인천의 정체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인천 고유의 일을 찾
아야 한다는 것, 두번째가 문화적 역량을 키우기 위해 문
화적 기반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 마지막으로 실현
가능성을 위해 중요성이 인정되는 사업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원칙을 전제하고 어떤 문화 사업, 혹은 문화 정책을
추진할 때 고려해야 할 실천 방식은 민과 관의 연대, 혹은
제 3 섹터 방식이다. 제 3 섹터란 관(제1섹터)이나 민(제2
섹터)을 넘어서서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이 결합된 새로운
사업추진 방식으로 민의 효율성과 관의 공공적 성격을 적
절하게 조화, 지역이 당면한 현안을 해결했던 미국, 일본의
성공사례로부터 비롯된 개념이다. 문화란 다른 분야와 달
라서 특히 시민과 정책 입안자 사이의 연대와 상호 보조가
절실하게 요청된다. 시민이 배제된 문화 정책은 성공하기
힘들고, 관의 정책적 지원 없는 문화 사업 역시 지속적으
로 실천되기 힘들다.
그렇다면 인천의 문화 정책, 혹은 시민 문화 운동의 방향
은 어떠해야 할 것인가. 위에서 제시한 원칙과 실천 방식
을 만족시킬 방향은 우선 인천문화재단 건설과 시민 문화
축제라고 할 것이다. 그 이유는 뒤에 자세히 언급될 터이
지만, 문화재단은 인천의 문화 정책과 사업의 소프트웨어
부분을 총괄 연구, 기획, 실행하는 핵심 기구의 성격을 지
니고, 시민 문화 축제는 그것이 가장 집중적으로 외화되는
실천 프로그램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요컨대 문화재단은
어떤 문화 사업과 프로그램이 인천의 정체성을 확보하고,
인천의 문화적 역량을 키울 수 있으며, 실천 가능한 것인
지를 총괄 연구, 기획, 실행하는 기구라면, 시민 문화 축제
는 인천의 정체성을 확보하고 인천의 문화적 역량을 키우
고, 현 단계에서 현실화 될 수 있는 실천 프로그램인 것이
다. 더구나 시민 문화 축제에 대한 시민들의 요구가 높아
가고, 인천의 문화 현실에 대한 종합적 진단과 처방에 대
해 몇몇 시민 단체에서 활발하게 문제를 제기하는 최근의
사정을 감안한다면, 문화재단과 시민문화축제는 새 천년을
맞는 지금의 시점에서 충분히 토론되고 공론화 과정을 거
치면서 그 구체적 현실화 방안에 대해 의견을 모아가야 할
때이다.

Ⅱ. 문화재단의 역할과 위상

그렇다면 인천문화재단은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는 곳
이어야 하는가? 인천문화재단은 인천 지역 문화예술의 소
프트웨어를 진흥시키기 위한 문화전문가 그룹으로 자신의
역할과 위상을 잡아야 한다. 여기에서 문화 전문가란 행위
자(예술가), 중개자(문화기획가), 수용자(평론가), 정책전문
가 및 문화 연구자를 모두 포함한다. 인천 문화 예술의 소
프트웨어 분야를 총괄하고 인천시 문화 예술 정책을 시 관
료와 더불어 협의하는, 말 그대로 인천 문화의 중심 기능
을 문화재단이 맡아야 한다. 그리하여 시 문화 예술의 하
드웨어 (극장, 전시관 등 문화 공간 및 설비)는 시가 총괄
책임을 맡고, 소프트웨어는 재단이 담당하는 역할을 나누
어 맡는 것이 가장 합리적일 것으로 본다. 시가 하드웨어
를 담당해야 하는 이유는 공간 설치 및 건설에 있어서 도
시 계획, 부지 확보 등 여타 부서와의 협조와 조정이 요청
되는 면이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시립 미술관 건
설이나 종합문예회관, 최근 논의되는 문화의 집을 관리하
는 것은 시나 민간 단체가 할 수 있지만, 운영(행사 기획,
유치 등)은 재단이 맡는 방식을 상정하고 있는 것이다.
또 인천문화재단은 현재 지방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설립
된 문화재단인 경기문화재단의 사례를 적극적으로 이용하
되 이를 창조적으로 극복해야 한다. 인천문화재단이 단순
히 경기문화재단의 모방이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경기문
화재단의 선례 중 취할 것은 취하고 비판적으로 극복할 것
은 극복해 나감으로써 인천문화재단의 고유성을 더욱 적극
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인천문화재단을 설립하자는 주장에 따른, 있을 수 있는
오해를 피하기 위해서 한가지 더 첨언하자면 문화재단의
설립이 기금을 대폭 확충해서 파이를 늘리자는 발상이 절
대 아니라는 점이다. 문화는 돈만으로 되지 않으며 때로는
돈 때문에 문화를 망치는 경우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
야 한다. 따라서 이것은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니라 확보
된 돈을 어떻게 쓰느냐가 더욱 관건이다. 다만 여기에서
문화 재단이라는 이름으로 적정한 규모의 기금을 확보하려
는 이유는 문화 고유의 정책과 사업이 안정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제도적 조건을 만들기 위한 조처이다.
이렇게 보았을 때 인천문화재단은 크게 세 가지 방향에서
자기의 전망을 설정하고 그에 의거한 프로그램 기획 및 조
직, 예산, 공간 등을 갖추어 나가야 한다.

1. 인천 문화 예술 행사의 총 본산
인천문화재단은 인천 지역 내에서 행해지는 민, 관의 문
화 행사를 기획, 공연, 전시, 대행, 지원, 홍보, 교육하는 문
화 행사의 총 본산이 되어야 한다. 관은 물론이고 민간 단
체가 문화 예술 행사를 기획하거나, 아마추어 동아리가 문
화 공연을 계획할 때, 다시 말해 인천 시민들이 문화 행사
를 관람하건, 직접 참여하건 지역의 문화 행사에 관심이
있다면 우선 문화재단을 찾아야 한다는 정서와 기반이 조
성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어 구청 단위에서 구민
의 날을 맞아 문화 행사를 기획하고자 할 때, 연극단체가
연극페스티벌을 기획할 때, 아마추어 서예동호회가 전시회
를 개최하려고 할 때, 문화재단에 가장 먼저 문의해서 행
사와 관련된 다양한 차원의 상의를 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
행이 되는 정도를 상정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여기에서 문
화예술행사란 특정 예술 장르, 특정 계층에게만 국한된 것
을 의미하지 않는다. 생활문화라는 넓은 개념의 문화를 말
하는 것은 아니지만, 고급예술부터 대중문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에 개방된 행사 일체가 대상이 되는 것이다.
또한 시민들을 대상으로 고품격의 문화 예술 강좌를 기획,
강의하는 기능을 담당하기도 한다.
재단이 이와 같은 역할과 위상을 갖는다면 인천의 문화
예술이 실질적으로 발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시민들에
게 풍요로운 문화적 조건과 예술 행사를 제공, 삶의 질을
개선하는 획기적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그것은 궁극
적으로는 인천의 도시 이미지를 개선하고 시민들에게 창조
적 상상력을 자극함으로써 인천이라는 도시가 성장할 수
있는 잠재적 가능성과 저변을 확대하는 일이 될 것이다.

2. 문화 예술 창작 지원의 메카
인천 문화재단은 문화 예술 창작 지원의 메카가 되어야
한다. 이는 기본적으로 현재 시의 문예진흥기금 사업을 이
관 받아 추진하는 것이긴 하나, 지원 방식을 대폭 개선하
고 지원금도 문화재단 설립 기금이 확보되는 추세에 맞춰
늘려야 할 것이다. 지원 방식은 이후 더욱 자세한 연구가
뒤따라야 할 것이긴 하나, 일단 장르별 특성을 고려하고,
창작 지원과 행사 지원의 비율을 적정하게 조절하며, 자생
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안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재단이
설립된다면 이런 지원 체계와 방식에 대해서도 합리적인
대안이 제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인천문화재단은 문화 예술인 및 시민들의 문
화적 창작 욕구에 부응하고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시와 협
력하여 문화관을 조성해야 한다. 여기에서 문화관이란 문
화 콘도 개념에 가까운 것으로 문화 예술인 및 시민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문화 공간을 가리킨다. 이는 구
체적으로 정보자료실과 집필실, 연습실, 작업실, 세미나실,
회의실 등과 숙소가 겸비된 시설을 겸비한 것으로, 외국의
경우 이같은 비영리 문화센터가 문화 예술 지원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설치되어 있기도 하다. 여기에 지역 문화예술가
뿐만 아니라 국내 최고의 예술가들, 학자들을 실비로 지원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 학술대회 유치, 저서 집필 및
예술 창작 작업을 지원함으로써 인천문화재단이 명실 공히
문화예술의 요람으로 국내에 확고한 위치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이런 문화센터에서 창작된 예술품
은 우선적으로 인천의 시민들에게 저렴하게 전달될 수 있
는 메커니즘을 확보해야 한다. 문화재단 주관 하에 창작
지원을 받았으므로 모든 결과물은 인천에서 최초로 공연,
전시되어야 하는 조건을 다는 것은 그렇게 까다로운 조건
은 아닐 것이다. 각종 출판물(공연 팜플렛과 저서, 학술지)
에 대해서는 인천문화재단 창작 지원 프로그램의 일환이라
는 것을 해당 출판물에 명기하도록 함으로써 인천 도시 이
미지 개선은 물론 인천문화재단의 위상을 높이는 부수 효
과를 얻을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와 같은 문화센터가
꼭 대규모로 건립될 필요는 없다. 중구 일대의 옛 창고 건
물과 각국조계 지역의 낡은 건물이나 강화 지역의 폐교된
학교 등을 개·보수해서 사용한다면 건립에 따른 비용은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며, 그 자체가 관광자원으로 될 수
도 있을 것이다.

3. 지역 연구와 문화 정책의 메카
한편 인천문화재단은 지역 연구와 문화 정책의 메카가 되
어야 한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제대로 된 지연연구가 정착
되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립대 부설 '서울학연구소' 정도가
지역학으로서 '서울학'을 정립시켜가는 것 정도가 전부이
다. 지역학은 지역 공동체의 삶과 문화, 역사를 학술적으로
연구함으로써 직접적으로는 지역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지역을 발전시키기 위한 기반을 닦는 역할을 하지만, 간접
적으로는 지역과 국가, 세계를 연결시키는 창의 역할을 하
고 지역 정책 개발을 위한 기초 자료로 횔용된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그 중요성이 높아질 것이다. 그런 점에서 문화재
단 주도로 인천 지역 대학과의 긴밀한 연계 속에서 지역학
연구소(가칭 인천학연구소)가 설립되어야 한다. 특히 지역
학으로서의 인천학은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응용과
학 분야를 모두 포괄, 학제간 연구도 활발하게 수행, 지역
사, 지역의 생태적 조건, 지역의 지정학적 위상 등 인천을
둘러싼 자연 및 인문 지리에 대한 순수 학술적 연구를 바
탕으로 해야 한다. 따라서 인천학연구소는 현재 설립, 활동
중인 인천발전연구원과 구별된다. 인천발전연구원이 시정
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정책 대안을 연구, 제안하는 곳이라
면 인천학연구소는 순수 학술적 목적에서 설립된 연구소를
지향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인천학 연구소는 지역연구학
회(가칭 인천학 연구학회)를 결성, 매년 학술지 발간과 학
술대회를 개최함으로써 지역 연구의 선두주자가 될 수 있
도록 한다. 아울러 인천학 사이버 도서관을 운용하고 관련
자료를 인천지역 대표도서관에서 집중적으로 수집케 함으
로써 자료 센터의 기능도 겸비할 수 있도록 한다.
한편 재단 내에 별도로 문화정책 연구부를 설치하고 연구
부 내의 문화 정책전문가가 인천학 연구소, 인천발전 연구
원 등과 협력 관계를 모색, 인천 지역의 문화 정책을 수립
하는 역할을 하도록 한다.
크게 볼 때 위의 세가지 전망이 인천문화재단이 지향하는
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문화재단 설립 기금을 연차적
으로 확보해서 위의 전망이 달성될 수 있도록 재단의 조
직, 예산, 공간, 인적 자원을 장기 계획과 구상 하에 마련
해 가야 할 것이다. 이 사업은 당장 눈에 띄는 화려한 일
은 아닐지라도 한 세기 이상, 인천 문화의 운명을 가름하
는 중요성을 갖는다는 의미를 지닌다.

Ⅲ. 시민 축제의 추진 방향과 방법

시민 축제는 지방자치제도가 출범하고 어느 정도의 시간
이 지난 지금 그 명암이 비교적 확연히 드러났다고 하겠
다. 또, 이 자리에서 축제가 주는 부수 효과 역시 번거롭게
거론하지 않아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 만큼 일반화된
사실이기도 하다. 지방 자치 단체마다 성공한 축제의 모델
과 실패한 축제의 모델 또한 분명해 보인다. 성공한 축제
는 밖에서 구경하는 입장에서 볼 때, 매우 화려하고 푸짐
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축제로 인해 그 지역이 국내외
적으로 조명 받는 것을 보면 부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부산 영화제나 춘천 인형극 축제, 부천 판타스틱 영화제가
그 대표적인 경우일 것이다. 특히 부산 영화제는 항구도시
로만 알려져 있던 부산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아시아 영화
의 전진기지로 부산을 화려하게 등극시켰을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관광 수익 역시 적지 않게 거둬들였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외 많은 영화 예술인들이 부산에 모이고, 이
제 부산은 한국 영화를 대표하는 상징 도시가 되었다.
그런데 인천의 경우 한때 한민족 연극제를 추진하다가 실
패한 쓰라린 기억을 갖고 있다. 또 성공한 축제를 보면서
한국 3대 도시의 하나인 인천에 왜 이렇다 할 만한 시민
축제 하나 없을까 의아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아
왔다. 축제는 더구나, 성공하기만 한다면 부수 효과가 막대
한 고부가가치 사업인데 말이다.
그러나 축제는 또 실패에 따른 위험 부담이 큰 벤쳐산업
적 성격을 갖고 있기도 하다. 축제의 문화적 가치를 떠나
서라도 그 같은 현실적인 이유 때문에 지역 축제에 대해서
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인천의 시민축제는 서두에서 밝힌 원칙에 근
거하되, 두가지 문제에 대해 특히 고민해야 할 것으로 판
단된다. 우선 첫 번째 문제는 축제의 아이템 개발이다. 다
시 말해 어떤 내용을 갖고 축제를 만들어 갈 것이냐의 문
제이다. 영화냐, 미술이냐, 도자기냐 등등이 바로 그 문제
이다. 그러나 이 문제에 대해서는 논의가 시작되는 지금
무엇이 되어야 한다고 미리 단정지을 필요는 없다는 생각
이다. 자칫 논의가 온갖 아이템의 경연장처럼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템은 저마다 장단점을 갖고 있으므로 충분
한 시간적 여유를 갖고 결정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어떤
아이템을 미리 확정하거나 특정 시기에 맞춰서 의무감으로
진행되는 축제여서는 곤란하다. 한민족 연극제의 경우도
넓게 보았을 때 그런 경우에 속할 것이다. 그런 것은 축제
가 아닌 이벤트이며, 단발성 행사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그 화려함과 가상의 환상 속에 흥청망청 허우적대다가 정
작 행사가 끝나보면 텅 빈 주머니밖에 남지 않을 것이 뻔
하기 때문이다. 무엇을 할 것인지는 조금 더 여유를 갖고
생각해 볼 문제이다.
그렇다면 정작 문제는 축제를 추진하는 과정의 문제일 것
이다. 물론 어떤 아이템을 결정하느냐에 따라 축제를 추진
하는 데 가변 요소가 있을 수 있지만, 그 역시 추진하는
과정에서 논의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그렇게 본다면 우선
축제에 직접적 이해관계가 없는 시민 단체와 전문가가 모
여서 추진체를 결성하는 일이 필요하다. 시는 이들이 모일
수 있는 최초의 동기 부여와, 이후 안정적으로 논의를 진
행시킬 수 있도록 지원하는 차원에 머물러야 한다. (가칭)
시민축제 추진위는 적어도 3-5년 계획을 갖고 현황 파악부
터 기획, 실험, 계획안 완성에 이르기까지 책임감 있게 일
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 추진위 구성
은 엄정하고, 공정하며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 시간이 걸
리더라도 합의를 도출하면서 일을 진행시키는 것이 순리이
고, 그런 과정 자체가 지역에서 시민 민주주의를 구현하는
길이기도 하다. 축제라는 매개를 통해 합리적인 의사 소통
의 구조를 지역 차원에서 확보해 간다면 축제는 이미 그
단계부터 시작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직접적 이해 관계가 있을 수 있는 예술단체는 여
기에 옵저버로 참여하는 것으로 국한시켜야 한다. 잘못하
다가는 시민축제 추진위원회가 이권 다툼의 장으로 추악하
게 변질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각 예술 단체 역시 의도하지
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행사와 관련, 축제가 아닌 밥그릇
싸움에 말려들 우려가 있는 것이다. 현재 국제환경영상제,
인천상륙작전 50주년 기념 평화 축제 등이 논의 중인데,
이를 포함해서 시민축제의 모델을 안정적이고 체계적으로
검토할 추진위원회를 관이 지원하고 시민이 주체가 되어
조직해낼 필요가 있다. 시민대토론회 준비 상황을 옆에서
지켜본 사람의 하나로서 이번의 경우가 추진위 구성의 모
범적 사례로 지적될 수 있을 것이다.

Ⅳ. 앞으로의 과제와 해결 방향
지금까지 말해온 것은 어떻게 보면 한갓 이상론에 그친
말인지도 모르겠다. 정책을 실질적으로 담당하지 않는 사
람으로 무책임한 소리를 한다는 비판도 제기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 제기한 방안들이 전혀 비현실적인 것이라
고만은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가 당면한 현실은 만만치는
않지만, 그렇다고 절망적인 상황은 아니다. 적어도 우리의
노력에 따라 충분히 현실화시킬 수 있는 내용을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그에 따르는 과제와 장애물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1. 문화재단
재단의 경우 핵심 과제는 기금 확보의 문제이다. 현재 인
천시 재정 형편을 미루어 짐작해 보건대 많은 예산을 확보
하기는 쉽지 않다. 일반 회계의 1%를 문화재단 기금용으
로 확보하자는 견해도 있지만 쉽지 않을 것이다. 또 기금
을 조성한다고 하더라도 저금리 시대에 재단 운영이나 문
예진흥기금 운용에 금전적 압박이 상존할 가능성이 많다.
그러나 일단 문예진흥조례의 개정을 통해 1%건 0.5%건
혹은 0.3%건 확보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본다. 당장 문화재
단이 설립되기는 어렵다고 하더라도 내년부터 일정액의 기
금을 조성, 목표액의 적정 비율이 달성되면 재단을 작게라
도 출범시키는 단안을 시 당국자가 내려야 한다. 뿐만 아
니라 기금 확보 및 향후 재정 운영에 관해 뜻있는 전문 연
구자들이 지속적으로 연구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나아가 시민 단체에서도 기금 마련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
설 필요가 있다. 그래야 명실 공히 시민이 주체로 참여하
는 제 3 섹터로서 문화재단의 의미가 살아난다. 예산에만
의존하는 사고를 극복하고 공공적인 성격의 재단설립추진
위 등을 만들어 기금 마련 행사를 시민과 기업을 대상으로
펼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재단 설립 기금 마련을 위한
예술 행사, 시민 운동 등을 전개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이는 추진위의 활동 방식에 따라, 위에서 제기한 시민 축
제 추진위와 결합될 여지도 있을 것이다.

2. 시민 축제
시민 축제는 관련 단체간 갈등 여지가 상존하고 있다. 특
히 한민족 연극제 실패의 경험이 여전히 반복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가장 큰 우려는 시기적으로 축제
의 현실적 필요성에 의해 급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우선 인천은 내년에 인천상륙작전이 일어난 50년째를 맞
는다. 게다가 새로운 천년이 공식적으로 시작되는 해이기
도 하다. 인천상륙작전은 역사적, 정치적, 외교적, 군사적으
로 예민한 문제를 안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을 어떻게 해
석하느냐에 따라 기념 행사가 1회적인 이벤트 행사로 될
수도 있고, 평화를 염원하는 시민축제가 될 수도 있다. 또
인천은 2001년 인천국제공항을 개항하고 2002년 월드컵을
개최한다. 이런 사정을 감안한다면 시민축제의 필요성은
적어도 외부적 조건만 따진다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이
런 때에 시가 일방적으로 축제를 기획, 추진한다면 그것은
온전한 의미의 축제라기보다는 이벤트가 되기 쉽다. 이벤
트는 인천의 문화적 역량을 고양시킨다거나 시민들이 주체
로 참여하는 공동체 행사로 되기는 힘들다. 그건 또 인천
문화의 숙원인 정체성 확보와도 거리가 멀다. 게다가 그
이벤트마저 시대에 동떨어지거나 소비향락적 행사가 된다
면 예산은 예산대로 쓰면서 여론은 여론대로 안 좋아지고
인천 문화 및 도시 이미지에도 부정적 영향만 끼칠 것이
다.
그렇다면 대안은 없는가? 없지는 않다. 지금부터라도 추
진위를 구성, 당장 내년 행사부터 시민들과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는 것이다. 그래야 행사에 대한 책임도 시의 관료들
에게 일방적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또 설령 행사가 별볼일
없이 진행되더라도 이후 다시 추진될 생명력을 얻는다. 새
로운 천년을 맞이하면서 범시민 시민축제 추진위를 구성하
는 것은 인천에서 희망을 만들어 가는 일의 첫출발일 것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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