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댕이회 한접시 10년째 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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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댕이는 고기잡이 그물에 닿자마자 제성질에 못이겨 죽어버리는 생선이다. 얘기인
즉은 회로 즐긴다면 그만큼 신선도가 높다는 것. 특히 양식이 불가능해서 횟집 상에
오르는 것은 모두가 의심할 여지 없는 자연산이다.
밴댕이하면 으레 젓갈을 떠올리기 마련. 반면 인천에서는 고소한 맛이 일품인
횟감으로 어느새 서민들이 즐겨찾는 향토음식중 하나가 됐다. 대표적인 먹거리로는
남동구 구월동 인천종합문예회관 건너편 뒷골목. 이곳에서 속칭 「밴댕이횟집」
거리를 처음 연 식당이 「송원식당」(대표·하춘화·41·☎432-6948)이다.
『9년전 개업당시 밴댕이횟집이 이곳에는 없었지요. 싸고 맛있는 집으로 금세
소문이 나서 손님들이 몰려왔죠. 임시로 준비한 문 앞 파라솔 간이식탁까지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였답니다.』 안주인 하춘화씨는 신이 나서 당시를 설명했다.
그뒤 주위 음식점들은 잇달아 밴댕이횟집으로 업종을 변경, 현재는 10여곳이
성업중이다.
손님들이 몰려든 이유를 하씨는 『밴댕이를 포함해 병어, 준치회의 신선도가
뛰어나서』라고 꼽는다. 알고보니 그녀만의 노하우가 있었다. 인천 연안부두
해양센터에서 30년 가까이 밴댕이횟집으로 소문난 「송원식당」 주인 하순옥씨(71)가
바로 그녀의 친정어머니다. 어머니에게 꼼꼼히 솜씨를 전수받아 똑같은 상호로 이곳에
식당을 차리게 된 것.
『회덮밥 만드는 법은 밴댕이와 한치를 기본으로 야채를 푸짐하게 넣은 다음
양념으로 무치면 됩니다.』 하씨는 대수롭지 않게 설명한다. 「푸짐하게」라고 표현한
야채는 당근, 오이, 깻잎, 양배추, 양파, 고추 등을 일컫는 말이라든가,
「양념」이라는 말속엔 어머니로부터 배운 그맛이 담겨있다는 사실이 무심코
흘러간다.
이집 상차림에서 빼놓은 수 없는 식단으로는 간장으로 담근 박하지 게장과 알타리무
김치, 그리고 토속된장국. 하씨 스스로 솜씨를 자신하듯 그 맛에 반해 단골손님이 된
이들이 많단다.
『밴댕이나 병어, 준치회는 서민음식이잖아요. 맛은 뛰어나면서 가격이 부담없어
그만이지요. 그래서 옛날 가격을 그대로 고수하고 있답니다.』 두 세사람이 즐길 수
있는 회 한접시가 10년째 1만원이다.〈김경수기자〉
kksoo@incho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