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체고, 무책임행정에 운다
학교이전 놓고 시교육청- 인천시 소모적 책임공방
2008년 04월 03일 (목) 이창열trees@kyeongin.com
인천체고 이전 사업이 난항(경인일보 3월 21일자 19면 보도)을 겪으면서 인천시와 시 교육청 사이의 책임공방이 갈수록 거세다.
시 교육청은 인천체고가 옮겨갈 땅을 시가 마련해 주지 않으면 현재 위치에 그대로 남겠다고 버티고 있고, 시는 현재 부지를 개발할 업체에서 교육청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낼 움직임이 있다며 시 교육청에 으름장을 놓고 있다.
시 교육청은 강화·옹진군을 제외한 지역에 6만6천㎡ 규모의 인천체고 대체부지를 4일까지 시가 마련해 주지 않으면 인천체고 이전 계획을 철회하겠다고 시에 최종통보했다고 2일 밝혔다.
시 교육청은 "서구 대곡동 일원에 이전부지를 선정하여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으나 시 도시계획 담당 부서의 이해 부족 등으로 반려됐다"며 "적정 대체부지 확보에 관한 대안책을 4일까지 제시하라"고 시에 촉구했다.
또 "기한내 회신이 없을 경우 인천체고 이전이 불가한 것으로 처리할 것"이라는 게 시교육청의 입장이다.
이에 대해 시는 "시가 수 차례 관련기관 회의를 개최하여 대안을 제시했지만 (교육청이)주도적으로 임하지 않았다"며 "일방적으로 시에 책임이 있다고 전가하는 것은 심히 유감스럽다"고 반박하고 있다.
시는 또 "인천체고 이전이 계속 지연될 경우 도화구역 도시개발사업에 차질이 생겨 민간사업자로부터 금융비용 추가 발생 등에 따른 손해배상청구와 명도소송 제기 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며 "당초 계획된 기간 내에 완전히 이전하라"고 교육청을 압박하고 있다.
시 교육청은 서구 대곡동 86 일원 6만6천157㎡를 인천체고의 이전부지로 선정하고, 시가 이를 도시개발계획에 반영하도록 요청했었다. 그러나 시는 대곡동 일원이 검단신도시에 추가 편성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불가 입장을 시 교육청에 통보했다. 이 때부터 두 기관의 대립은 시작됐다.
인천의 종합행정과 교육행정을 책임지는 이들 두 기관간 대립을 보는 시선은 싸늘하다.
평화와참여로가는인천연대 박길상 감사위원은 "두 기관이 소모적인 책임 공방을 벌이는 동안 지역 체육을 대표하는 인천체고 학생들은 불안한 운동을 하고, 개발 사업자들은 발목이 잡힐 것"이라며 "시의 도화지구 개발 사업이 얼마나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됐는지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