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영어마을,동네 입시학원으로 전락 우려
2009년 02월 25일 (수) 18:39:12 윤지윤 기자 yjy@kihoilbo.co.kr
국제적 감각과 외국어 능력을 겸비한 글로벌 인재 양성이란 목표를 갖고 야심차게 출발한 인천시 서구영어마을(GEC:Global Education Center)이 동네 입시학원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서구영어마을이 올해부터 문법교육을 위주로 한 특별 프로그램 운영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인천시 서구 관계자는 25일 서구영어마을에서 가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학부모들이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고 또 정규 프로그램에 대한 재수강률도 줄고 있어 금년부터는 문법 및 어휘를 중심으로 한 특별 프로그램 운영을 강화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구는 지난 2005년 4월 지식경제부에서 ‘외국어교육특구’로 지정되면서 글로벌 인재 육성과 구민의 세계화 역량 제고를 위해 영어마을을 조성했다. 구는 운영을 민간위탁사업자에게 맡겼고, 민간사업자는 폐교된 원당동 구 창신초등학교 건물을 리모델링해 2006년 9월 첫 문을 열었다.
개원 당시 서구영어마을은 기존 영어마을과 차별성을 강조하며 ‘통학형 영어마을 모델’을 도입했다. 이는 단기간 숙박 형태로 이뤄지는 영어교육보다 통학을 통한 지속적인 영어교육이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서구영어마을은 3개월 단위로 학습 기간을 정해 꾸준한 영어교육이 가능하도록 정규 및 특별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이 중 정규 프로그램은 수강생이 3개월 강의를 받은 후 다음 단계로 계속 이어져 최대 3년까지 지속적인 교육이 가능하게 내용이 연결돼 있다.
하지만 정규 프로그램의 연속 수강률은 저조한 상황이다.
영어마을 관계자는 “학생이나 학부모는 눈에 보이는 단기적인 효과만 바란다”면서 “3개월이나 6개월 강의를 들은 후 ‘내용도 비슷비슷하고 학교 과정에도 도움이 안 된다’면서 항의하는 사람이 많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비슷한 요구가 계속되자 서구영어마을은 이를 반영해 올해부터 문법 및 어휘교육 등을 강화한 특별 프로그램 운영을 확대할 예정이다.
일부에서는 영어마을에서 문법교육 등을 강화하면 동네 영어학원과 차이점이 없어지는 것 아니냐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인천연대 서구지부 노명구 사무국장은 “영어마을은 의사소통 중심의 실생활 영어와 영어권 문화를 체험할 수 있게 하는 취지로 만들어졌는데 문법교육을 강화한다면 일반 학원과 무슨 차이가 있겠냐”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