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상륙작전 기념비, 남북 간 악재로 돌출 >
(서울=연합뉴스) 최선영 기자 = 북한이 최근 우리 군 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기
념비 건립과 관련해 연일 거세게 비난하고 있어 주목된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9일 서기국 보도를 통해 남측 군부가 인천 월미도에 6ㆍ2
5전쟁 시기 미군의 인천상륙작전을 기리는 '전쟁 기념비'를 건립하려는 것은 "앞에
서는 신뢰를 구축하자고 하면서도 돌아앉아서는 대화상대를 자극하고 적대시하는 안
팎이 다른 행동으로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북한은 전쟁기념비 건립을 단순히 기념비가 아니라 남북 간 화해ㆍ협력에 제동
을 거는 행위로 규정한 것이다.
특히 북한은 남측 군부가 화해ㆍ협력 분위기를 달가워하지 않고 냉전과 대결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을 집중 부각시키고 있다.
6ㆍ15공동선언 발표 4주년을 맞아 통일대축전을 개최했던 인천에 남북대결의 상
징물을 세우려는 것은 "우리와 끝까지 대결하겠다는 군부당국의 입장을 다시한번 드
러낸 것"이라고 비난한 데서 잘 드러난다.
북한이 운영하는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도 지난 8일 남측 군부가 인천 월미도
에 서해교전과 관련한 전쟁기념비를 세우려고 한다면서 "우리를 자극해 정세를 긴장
시키고 남북관계를 냉전과 대결에로 몰아가려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민족끼
리'는 인천상륙작전 기념비와 지난 99년 11월 연평도에 세워진 `연평해전 전승비'를
혼동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이같은 주장은 지난 6월 사상 처음으로 열린 남북 간 장성급 군사회담
등을 통해 전격적으로 추진했던 남북간 군사적 신뢰구축 작업이 중단된 데 대한 책
임을 남측에 지우려는 의도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남측 군부에 대한 문제제기를 통해 서해 북방한계선에서 남측 경비정의 위
협사격 이후 남북간 군사실무협의가 이뤄지지 않고 군사분계선 주변의 선전물 철거
작업도 중단된 책임을 남측에 떠넘기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여기에다 북한의 군부 역시 남북간 화해를 썩 달가워 하지 않다는 점에서 기념
비 같은 사안을 걸어 남측 군부를 비난함으로써 남측과의 군사적 신뢰구축작업에 시
간을 벌어보려는 것 같다는 분석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북측 군부의 반발도 결국은 조문문제, 탈북자 대규모 입국 등
소강국면에 들어간 현재의 남북관계 상황을 반영한 것 아니겠느냐"며 "회담이 열리
고 남북관계가 재개되면 자연스럽게 오해가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ch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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