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파워그룹인 인화회의 좌장격인 안상수 인천시장이 7일 송도국제도시 컨벤시아에서 열린 도시축전관련행사에 참석키위해 출입문에 들어서고 있다. 김순철기자
인천에서 가장 막강한 힘을 가진 파워 그룹은 인화회(仁和會)라 할 수 있다. 1996년 민선 초대 시장인 최기선 전 인천시장에 의해 창립된 인화회는 처음에는 인천지역 기관장 모임으로 시작했으나 점차 영역을 넓혀 오늘에 이르고 있다. 현재 회원은 모두 195명으로 회장은 안상수 인천시장이 맡고 있다. 인화회는 모두 12개 조로 나뉘는데 각 조에는 16명의 회원과 함께 조별 회장과 총무를 두고 있다. 인화회는 인천지역 주요 기관장을 비롯한 기업인, 경제인, 법조인, 언론인 등 ‘인천에서 한 자리’ 한다는 인사들로 구성돼 있다. | 관련기사 2면
신규 회원은 입회비로 500만 원을 내야 하며 월 회비는 5만 원이다. 매월 마지막 주 화요일에 정기회의가 개최되며 각 조가 돌아가면서 주관한다. 인화회 가입은 까다롭다. 회원 두 명이 추천해야 하며, 운영위 위원 3분의 2 출석에 3분의 2가 찬성해야 ‘진입 장벽’을 넘을 수 있다. 회원은 200명을 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인화회는 단순히 친목도모만이 아니라 지역발전을 위한 정책 제안과 장학사업, 군경 위문과 불우이웃돕기, 재해복구성금 등 지역의 존경받는 단체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화회는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국가유공자를 위해 써 달라며 1000만 원의 성금을 인천보훈지청에 쾌척하기도 했다.
인천을 아우를 수 있는 인사들이 총망라된 인화회는 친목 도모와 지역 발전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어 긍적적인 면도 있지만 ‘지역의 대표적 사조직’이라며 해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007년 태풍 ‘나리’로 인천에 큰 물난리가 났을 때 인화회 회원인 인천지검 검사장이 검찰청사에서 바비큐와 술을 곁들인 만찬을 가져 비난을 샀으며, 또 같은해 모 호텔에서 열린 인화회 월례모임에는 시립합창단을 불러 공연하도록 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앞서 2002년에도 교회 장로 성가단을 초청해 놓고 술판을 벌여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당장 해체해야 할 대표적 지역 사조직이란 비판도 받았다.
한편 이상훈 인천지방법원장과 김수민 인천지검 검사장, 이광호 국가정보원 인천지부장이 각각 회장을 맡고 있는 10조, 11조, 12조는 ‘회원들이 가장 선호하는 조’로 꼽히는데 예비회원들은 이 3개 조 중 하나에 가입하려고 애를 쓰고 있다는 소문도 무성하다.
인화회가 인천의 대표적인 파워 그룹으로 인식되고, 시민들의 시선이 집중되자 인화회 스스로도 불필요한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그 나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인천에서 불미스러운 사건을 일으켰던 모 업체의 대표는 인화회에 가입하려다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 장금석 사무처장은 “인천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관장과 경제인, 법조인 등이 한데 모여 매월 정기적인 모임을 갖는 것은 그 자체로도 지역의 핵심 권력집단이란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인화회 간사 역할을 맡고 있는 강상석 인천시 총무과장은 “어느 지역이든 지역 내 주요 인사를 총망라하는 친목모임은 있게 마련”이라며 “인화회를 특정 단체나 유력 인사를 위한 사조직으로 보는 것은 지나친 억측”이라고 말했다.
<박준철·지건태기자 terryus@kyunghyang.com>